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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활동 후 두피 열감·각질... 단순 비듬 아닌, '자외선 화상' 의심해야
주말마다 등산이나 캠핑, 골프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외출 전 얼굴과 팔다리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덧바르지만, 정작 태양과 가장 가까운 '두피'는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가르마 사이로 내리쬐는 봄볕에 방치된 두피는 조용히 수분을 뺏기며 심각한 자극을 받게 된다. 야외 활동 후 정수리가 화끈거리거나 각질이 일어난다면 단순한 비듬이 아닌 '자외선 화상'일 가능성이 높다. 무심코 넘기다가 탈모로 이어질 수 있는 두피 자외선 손상의 위험성과 올바른 관리법을 피부과 전문의 김대우 원장(모나라피부과의원)과 함께 알아본다.
외출 후, 화끈거림·각질... 비듬이나 피부염으로 오해하기 쉬워
따뜻한 봄날 야외 활동을 다녀온 후 두피가 화끈거리거나 며칠 뒤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이를 단순히 샴푸를 잘못 사용했거나 환절기로 인한 비듬, 혹은 지루 피부염이 갑작스럽게 생긴 것으로 오해하곤 한다. 염색 후 나타나는 가벼운 자극 정도로 치부하며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자외선에 의해 두피가 손상되었다는 명확한 신호일 수 있다. 김대우 원장은 "실제로 최근 야외 활동 후 두피가 화끈거리거나 따갑고, 피부가 벗겨지며 각질이 생기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대부분 비듬이나 잘못된 샴푸 사용 등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머리카락이 자외선 완벽히 막지 못해, 탈모 있다면 더 주의해야
많은 사람들이 머리카락이 모자처럼 두피 전체를 덮고 있으니,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발이 두피에 닿는 자외선을 상당 부분 차단해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완벽한 자외선 차단막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김대우 원장은 "이는 머리카락 사이에는 빈 공간이 존재하며, 움직임이나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언제든 틈이 벌어져 두피가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원장은 "모발이 가늘거나 숱이 적은 사람, 가르마가 넓은 사람, 이미 탈모가 제법 진행 중이거나 모발 길이가 짧은 사람은 자외선 손상에 노출될 위험이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수분 잃은 두피, 모발 성장 막고 탈모 촉진
두피와 모발의 관계는 밭과 작물의 관계와 같다. 기름진 밭에서 튼튼한 작물이 자라나듯, 건강하고 풍성한 모발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기반이 되는 두피가 건강해야만 한다. 자외선은 이 중요한 밭을 메마르고 척박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김대우 원장은 "자외선이 강하면 두피의 수분 손실이 증가하고 피부 장벽이 손상되며, 염증과 각질을 동반하는 등 피부가 예민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두피 환경의 변화는 모발의 성장 속도를 눈에 띄게 저하시킨다. 또한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모발이 쉽게 끊어지게 만든다. 이어 김 원장은 "심한 경우 자라나고 있는 성장기 모발을 휴지기 모발로 바꾸어 머리카락이 쉽게 빠지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정 부위 따끔거림, 자외선 손상 의심
그렇다면 일반적인 환절기 건조증과 자외선에 의한 두피 손상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집에서 스스로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초기 신호는 통증의 양상과 발생 위치에 있다. 자외선 손상은 야외 활동 후 불과 수 시간에서 하루이틀 만에 비교적 급격하게 증상이 나타난다. 샴푸를 하거나 빗질할 때 두피가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고, 손끝을 대었을 때 열감이 느껴지거나 예민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자외선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 역시 특징적이다. 김대우 원장은 "이러한 부위가 두피 전체에서 고르게 나타나지 않고, 가마나 가르마 등 머리카락이 적은 부위에 국한돼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환절기 건조증은 1~2일의 단기간이 아닌 수일에서 수 주에 걸쳐 서서히 변화가 진행된다. 피부가 당기는 듯한 건조함이나 가려움증이 주로 나타나며, 잔 각질이 특정 부위가 아닌 두피 전체에 고르게 퍼져 나타난다는 점에서 자외선 손상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차가운 물수건으로 열감 내리고, 손으로 긁지 말아야
이미 자외선에 달아올라 붉어지고 예민해진 두피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빠르고 올바른 대처가 필수적이다. 가르마 방향을 수년째 고집해 왔거나 정수리 부위의 숱이 적어진 상태라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김대우 원장은 "자외선 손상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가 가마 주위나 탈모로 숱이 적어진 부위이므로, 자외선에 의한 손상이 심한 경우 탈모가 갑자기 심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기 응급 처치로는 열감을 내리는 것이 우선이다. 김 원장은 "시원한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열감이나 통증을 줄여주는 즉각적인 조치"라고 말한다. 단, 얼음팩이나 얼음을 두피에 직접 대는 것은 조직에 자극을 줄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머리를 감을 때도 따뜻한 물보다는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물을 사용하고, 헤어드라이어 역시 찬 바람을 이용해 말리는 것이 좋다. 손상된 두피가 회복되는 최소 1~2주 동안은 염색이나 펌을 피하고, 가렵더라도 손톱으로 긁어 상처를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병원에서는 머리카락 사이로 바르기 쉬운 액상 타입의 저 중등도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하여 염증을 가라앉힌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통증과 열감을 완화하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나 일반 진통제를 처방하기도 하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도록 조치한다.
올바른 모자 착용과 외출 후 꼼꼼한 세정 중요
두피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확실하고 물리적인 방법은 모자 착용이다. 그러나 땀이 차서 오히려 두피 건강을 해칠까 봐 착용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모자 착용 자체보다는 잘못된 착용 습관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김대우 원장은 두피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모자 착용법으로 "내부가 코팅된 답답한 소재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기능성 소재를 선택하고, 너무 꽉 끼지 않게 착용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야외 활동 시에는 챙이 넓은 것을 선택하여 두피뿐만 아니라 귀 부위까지 가려주는 것이 좋다. 모자는 주기적으로 세탁하여 깨끗하게 관리해야 하며,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방치하지 말고, 당일에 샴푸를 해야 한다.
외출 후 올바르게 머리를 감는 요령도 두피 건강의 핵심이다. 샴푸 전에는 미지근한 물로 두피와 머리카락을 충분히 적셔준다. 샴푸는 적당량만 덜어 거품을 낸 뒤, 손톱이 아닌 손끝 지문을 이용해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2~3분간 문지른다. 이후 샴푸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길게 헹궈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샴푸 후에는 두피가 습한 상태로 덧나지 않도록 찬 바람을 이용해 반드시 완전히 말려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