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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안 뽑아도 된다"... AI, 눈 사진 한 장으로 '당뇨병·고혈압' 선별
망막(눈 안쪽 신경 조직) 사진 한 장으로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6가지를 동시에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중국 ·영국·싱가포르 공동 연구팀은 안저(눈의 가장 안쪽 바닥 부분) 컬러 사진을 학습시킨 다중 질환 탐지 AI 프레임워크 '레티-파이오니어(Reti-Pioneer)'를 개발하고 그 성능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번거로운 혈액 검사 대신 저비용·비침습 방식으로 대규모 인구의 질병 위험을 선별할 수 있어,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공중 보건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기초 모델 개발을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B)와 중국 대형 병원 등록소 등에서 수집된 5만 3,865명의 망막 컬러 사진 10만 7,730장을 AI에 학습시켰다. 이후 모델의 보편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중국 내 다양한 의료 환경(티베트, 신장, 광시 등)과 싱가포르의 다인종 코호트(특정 인구집단)에 속한 1만 1,616명의 2만 3,232장 망막 사진을 대상으로 외부 평가를 진행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사전 학습된 대규모 시각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들과 함께 망막 사진의 품질을 자체적으로 인식하여 의사 결정을 내리는 다중 모듈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분석 결과, 레티-파이오니어는 제2형 당뇨병의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예측력 지수(AUROC, 1에 가까울수록 검사 성능이 완벽함을 의미)에서 0.833을 기록했다. 통풍 0.832, 골다공증 0.787, 고혈압 0.740, 고지혈증 0.736, 갑상선 질환 0.699 등 6개 질환 모두에서 우수한 검출 성능을 거뒀다. 실제 1차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예비 임상 시험에서는 환자 1인당 검사 완료 시간이 평균 30.6초(±6.0초)로 측정돼, 기존 혈액 검사에 비해 소요 시간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지역적 특성이나 인종 차이에 관계없이 망막 기반 AI 진단 모델이 일관된 진단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흐릿하거나 화질이 낮은 망막 사진에서도 딥러닝 기반 품질 인식 시스템을 통해 질환 관련 주요 특징을 효과적으로 포착함으로써,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고가 장비나 전문 인력이 부족해 혈액 기반 선별 검사가 어려운 환경에서 실용적인 대안 진단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샤오인 장(Xiayin Zhang)은 논문에서 "레티-파이오니어는 안저 촬영이라는 비침습적이고 저비용의 방법을 통해, 오지와 의료 취약 지역에서도 실현 가능한 대규모 검진 경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의 진단·예측 정확도가 광범위한 임상 적용 기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며, 앞으로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환자 예후 개선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AI framework for multidisease detection via retinal imaging: 망막 이미징을 통한 다중 질환 탐지용 AI 프레임워크)는 2026년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됐다.